작년에 Zapier로 잘 돌아가던 자동화를 Make로 옮겼다가, 반년 만에 요금 청구서 보고 좀 놀랐던 경험이 있어서 공유해봅니다. 문제의 핵심은 '실행당 과금'이라는 말이 툴마다 세는 단위가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더라고요.
처음엔 다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. "워크플로우 한 번 돌면 1회 과금이겠지." 근데 Zapier랑 Make는 그렇지 않습니다. 워크플로우 안에 들어있는 단계(step) 하나하나가 다 과금 단위예요. 예를 들어 10단계짜리 자동화를 월 1만 번 돌리면, 실제 청구는 1만 회가 아니라 8만~10만 단위로 잡힙니다. 단계가 많을수록 그 배수만큼 요금이 붇는 구조인거죠.
반대로 n8n은 워크플로우 실행 1회를 그냥 1회로 셉니다. 안에 노드가 몇 개든 상관없어요. 그래서 초반에 단계 몇 개짜리 가벼운 자동화 만들 땐 세 툴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, 자동화가 복잡해지고 실행량이 늘수록 격차가 기하급수로 벌어지더라고요.

체감상 월 1만 회, 8단계 정도 기준으로 n8n 자체호스팅은 한 달 $50 안쪽이었고, Make는 $150~200, Zapier는 $250~400 사이였습니다. 실행량이 월 5만 회쯤 되니까 n8n 자체호스팅이랑 Zapier 비용 차이가 거의 40배 넘게 벌어지는 지점이 오더라고요. 이게 6개월 뒤 요금 폭탄의 정체입니다. 처음 세팅할 땐 실행량이 적으니까 안 보이다가, 자동화가 늘고 트래픽이 쌓이면서 그때서야 티가 나는 거예요.

제가 삽질하면서 알게 된 팁 하나는, Make에서 필터나 라우터를 남발하면 그것도 다 operation으로 세진다는 점이었습니다. 조건 분기 하나 넣을 때마다 오퍼레이션이 야금야금 늘어서, 로직상 필요 없는 필터는 지우고 데이터 자체를 미리 정제해서 넘기는 식으로 바꿨더니 오퍼레이션이 은근 줄더라고요. 특히 여러 개 아이템을 한 번에 처리하는 경우, iterator로 풀어서 돌리면 아이템 수만큼 곱해지니까 이건 배열째로 넘길 방법을 찾는 게 낫습니다.
그래서 저는 지금 기준을 이렇게 잡고 있어요. 실행량이 월 몇 천 회 이하고 단계도 단순하면 Zapier나 Make의 편한 UI 그냥 쓰는 게 낫습니다. 서버 관리 안 해도 되니까요. 근데 실행량이 월 1만 회를 넘기 시작하거나 단계 많은 무거운 워크플로우를 돌릴 거면 n8n 자체호스팅으로 넘어가는 걸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입니다.
n8n 자체호스팅은 실행당 과금이 아예 없고 VPS 서버 비용만 나가는데, 저는 월 £20 정도짜리 인스턴스에 올려서 돌리고 있어요. 도커로 올리면 생각보다 세팅 어렵지 않더라고요. 다만 서버 업데이트나 백업은 직접 챙겨야 하니 그 수고를 감수할 수 있냐가 갈림길입니다.

정말 조심할 건, 툴 고를 때 첫 달 요금만 보고 결정하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. "지금은 싼데?" 하고 넘어가면 자동화 개수 늘고 실행량 쌓이는 반년 뒤에 후회하더라고요. 옮길 때 기존 워크플로우 다시 짜는 것도 은근 일이라, 처음부터 예상 실행량을 좀 넉넉히 잡고 결정하는 게 마음 편했습니다.
댓글 1
어라, 제가 어제 연습 삼아 Zapier로 10단계짜리 자동화를 만들어 뒀는데